
고은사진미술관 본관은 2011년 7월 16일부터 9월25일까지 <몸, 방의 안과 밖, 그 바깥>展을 선보인다. 2달여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사진전문미술관이라는 매체의 전문성과 부산이라는 지역성에 기인하여 부산사진의 역사를 정리하고 역사적 사료에 근거하여 동시대의 부산사진을 점검하는 기회의 장이 되고자 기획되었다. ‘부산사진의 재발견’이라는 맥락 아래 3개의 전시관에서 연계되어 선보이는 전시는 신관의 <기억과 트라우마>展, 본관의 <몸, 방의 안과 밖, 그 바깥>展, 토요타 아트스페이스의 <사타> 와 <Area Park> 의 개인전으로 성되었다. 그리고 별관인 프랑스 문화원 아트스페이스의 개관과 더불어 90년대의 부산사진을 정리하고자 한다.
고은사진미술관 신관의 <기억과 트라우마>展은 부산 작가20여명이 참여하는 전시로 부산에서 사진활동이 본격화된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부산사진을 재맥락화한다. 이는 그 동안 부산 사진의 역사 속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유작과 더불어 원로와 중진을 총 망라하는 전시이다. 이에 반해 토요타 아트스페이스에서는 새로운 사진경향을 내다 볼 수 있는 신진 작가 중심의 전시가 기획되었다. <사타>와 <Area.Park>의 개인전은 디지털의 발전으로 변모한 사진, 기록과 재현을 넘어선 새로운 다큐멘터리의 형식이 강한 경향의 사진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이 지점에서 고은사진미술관의 본관에서는 사진계 바깥의 타 장르에서 사진매체를 활용하는 90년대의 작가 김경덕, 이순행이라는 다소 감수성 짙은 두 작가의 사진을 소개한다. 재현과 기록이라는 사진의 기본 속성을 이용하면서도 일상에 주목하는 작업들이 그것이다.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인 강선학이 기획한 본관의 <몸, 방의 안과 밖, 그 바깥>展은 90년대에 주목하는 일상, 주변 등 중심의 해체라는 이슈를 가지고 부산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김경덕 이순행의 2인 전으로 구성된다.
중앙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뒤늦게 사진에 입문한 김경덕은 섬세한 시선으로 소소한 일상의 존재들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김경덕의 사진은 방 안의 풍경이 주제가 된다. 방 안이라는 제한된 공간 그리고 부분적으로 보여주는 하나 하나의 물건들, 노란 장판의 바닥 등, 개인 삶의 공간이 사진을 통해 다르게 해석 되어진다. 작가는 아무것도 없는 무심한 방안에서 어느 날 문득 그 존재감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텅 비어 있는 작가의 방안 풍경을 보다 보면 작가 자신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한 작품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이순행 역시 부산대학교에서 한국화를 공부하고 사진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사진 작업의 대상은 김경덕의 작업과 마찬가지로 집이라는 풍경에 대한 관심이다. 단지, 김경덕이 방안의 풍경이라면 이순행은 집밖의 풍경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흑백 사진으로 구성된 20여점의 작품은 먼 풍경이 아닌, 마당 안팎에 대한 심리적 거리에 대한 탐구이다. 대문은 단순히 집 밖의 의미보다 집의 내부를 보여주는 경계이자 징후이다. 우리는 집과 집 밖의 풍경들을 보면서 홀로 존재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관계 속에 있는 상황들을 만나게 되고 그 관계 속에서 선명해지는 개별적인 존재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 징후는 사물들에서 뿐 아니라 모든 관계 속의 상황으로 읽혀지는 것들이다.
ⓒ김경덕, 보물시리즈18, C-Print, 2002
ⓒ김경덕, 보물시리즈01, C-Print, 2002
ⓒ김경덕, 이불시리즈01, C-Print, 1999
ⓒ이순행, 목포2006-5, 사진위에 아크릴 채색, 2011
ⓒ이순행, 목포2006-6, 사진위에 아크릴 채색, 2011
ⓒ이순행, 부산2002-1, 사진위에 아크릴 채색, 2011
ⓒ이순행, 부산2002-3, 사진위에 아크릴 채색, 2011
작가소개
김경덕 KyungDuk Kim ![]() 이순행 SoonHaeng 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