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컨템포러리 사진미술관과 KT&G상상마당이 연계하는 ‘사진 미래色 2013’展이 8월 10일부터 10월 30일까지 개최된다. 사진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한국의 신진작가들을 발굴, 지원하는 KT&G 상상마당 SKOPF와 지향점이 일치하는 고은사진미술관은 주기적인 연계를 통해 한국 신진작가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2년에 이은 두 번째 전시에는 2013년 ‘제5회 KT&G 상상마당 SKOPF’에서 최종 3인으로 선정된 박홍순, 이동근, 한경은 작가가 참여한다. 선정된 3인의 작가들은 풍경과 인물을 통해 현실적 문제에 천착하면서도 사진의 미학을 최대한 활용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박홍순의 <강, 스스로 그러하다>는 15년째 진행중인 ‘대동여지도-계획’의 5번째 작업이다. 15년 동안 우리 땅을 기록해온 작가는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을 중심으로 4대강 사업에 의해 변해버린 자연의 풍경과 그 안에 자리잡은 불편한 인공물들을 함께 담아낸다. 정치적 개입을 배제한 그의 작품은 인간의 통제로 인해 파괴되고 기이하게 변질된 자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준다.
다문화가정을 5년 동안 관찰하고 기록한 이동근의 <초청장>은 다문화사회를 다루는 여느 다큐멘터리 사진들과는 다른 입장에 있다. 다문화가족 한글교육프로그램에서 교사와 학생으로 시작된 결혼이주여성들과의 만남은 작가의 시선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리즈는 중립적 시선으로 기록한 다문화 가정의 초상사진과 신부들의 친정 나들이를 동행하면서 기록한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상사진이 사회의 소수자로 고립된 그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을 나타내었다면, 이주여성들의 친정나들이를 담은 작품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머니의 난소 암 투병으로 시작된 한경은의 <묵정(墨井)>은 육체적 여성성을 상실한 여성 암환자들의 자존감을 담아내는 초상사진이다. 작가는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향한 감정적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여성성을 상실한 다른 여성들의 모습으로까지 시각을 넓혔다. 평면처럼 드러나는 배경공간은 주변의 환경보다 촬영대상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사진을 통해 나타나는 각 인물의 개별성과 내면의 의식은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그녀들의 여성성을 끄집어낸다. 몰입되는 감정을 억제하고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작가의 태도는 투병생활이라는 상황에서 벗어난 대상들의 이면을 보여준다.
이번 <사진 미래色 2013>展에 소개되는 세 작업들은 대상들의 형상학적 모습만을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 대상과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다각적인 관계와 사회적 시선, 문제점 대해 집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생각할 여지를 제공한다. 시종일관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그들의 작품 앞에 선 관객은 담담한 마음으로 그들이 말하는 현실과 실상을 마주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홍순, 강 스스로 그러하다, 낙동강-경북 구미시 고아읍, Gelatin Silver Print, 2011
ⓒ박홍순, 강 스스로 그러하다, 낙동강-경북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Gelatin Silver Print, 2011
ⓒ박홍순, 강 스스로 그러하다, 낙동강-경북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Gelatin Silver Print, 2011
ⓒ이동근, 초청장, 도티화(베트남),Pigment Print, 2012
ⓒ이동근, 초청장, 말린(필리핀), Pigment Print, 2010
ⓒ이동근, 초청장, 보티투(베트남), Pigment Print, 2009
ⓒ이동근, 초청장, 레이옌(베트남), Pigment Print, 2010
ⓒ한경은, 묵정墨井, #11, Pigment Print, 2012-13
ⓒ한경은, 묵정墨井, #02, Pigment Print, 2012-13
ⓒ한경은, 묵정墨井, #05, Pigment Print, 2012-13
ⓒ한경은, 묵정墨井, #07, Pigment Print, 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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