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깁슨 사진미술관 개관 기념전

Salon Littéraire

랄프 깁슨 Ralph Gibson

2022-10-01 - 2022-12-31



2022년은 고은문화재단이 한국 사진예술과 지역 문화의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고은사진미술관 15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은문화재단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BMW 동성모터스와 함께 또 하나의 사진미술관인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Gibson|Goeun Museum of Photography)을 개관합니다. BMW는 범세계적으로 문화예술 분야에 큰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며, BMW 동성모터스 역시 부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적 후원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새 미술관은 세계적 사진가 랄프 깁슨(Ralph Gibson)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다양한 기획의 전시를 통해 그 대표작을 연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초현실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는 랄프 깁슨은 로버트 프랭크와 윌리엄 클라인으로부터 시작된 20세기 현대사진의 맥락을 잇는 미국의 대표적 사진가입니다. 현실의 일부를 기하학적 구성과 절묘한 균형으로 포착한 이미지를 통해 초현실적 세계를 추구하는 그의 스타일은 독보적입니다.

지난 2014년 고은사진미술관은 1960년대 초창기로부터 2000년대까지에 이르는 그의 대표작들을 빈티지 프린트로 전시함으로써 거장의 작품 세계를 직접 접하는 기회를 사진 애호가들과 함께 나눈 바 있습니다. 고은사진미술관은 그 후에도 랄프 깁슨과 교류를 이어가며 사진과 문화에 대한 가치를 공유해왔고, 그 결과로 이 거장을 기념하는 미술관을 부산에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 개관에 즈음하여 고은사진미술관도 그의 전시를 동시에 개최함으로써 출범을 축하하고자 합니다. 보여드릴 작품은 1971년 랄프 깁슨이 사진가로서 처음 프랑스를 방문한 후 2022년까지 카메라에 담은 이미지들로 구성된 Salon Littéraire 시리즈입니다.

처음 프랑스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을 때 랄프 깁슨은 프랑스 감독 알랭 레네의 영화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에 빠져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미국인으로서 프랑스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자신이 단순히 그곳을 방문한 이방인이 아니라 면면하게 이어져 오는 위대한 전통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프랑스에서는 모든 것이 프랑스적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프랑스 시각문화의 힘에 깊이 매혹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수십 년 동안 그는 프랑스 각지를 여행하였고, 그 풍성한 문화와 철학을 접하며 떠오른 영감들을 이미지로 표현하였습니다. 그 결과가 Salon Littéraire 시리즈입니다.

프랑스는 고은문화재단 김형수 이사장과 랄프 깁슨이 문화와 예술을 넘어 세상과 삶에 대한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깊은 우의를 나눌 수 있게 해준 매개체였습니다. 20여 년간 부산프랑스명예영사로서 프랑스와 특별한 관계를 이어온 김형수 이사장과 랄프 깁슨은 두 사람 모두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레종 도뇌르 훈장의 수훈자이기도 합니다.

랄프 깁슨의 사진은 시각적으로 표현된 시()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프랑스와 파리의 도시 풍경이나 건축물들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랄프 깁슨의 눈으로 그곳을 함께 응시하고 그가 경험한 것을 공유하기를 원합니다. 초현실주의의 거장 랄프 깁슨은 말을 아낍니다. 설명을 더하는 순간 이미지에 접근하는 길이 협소해져 버린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흑백사진과 컬러사진이 서로 대응하는 딥틱(diptych) 방식의 이번 시리즈에서도 랄프 깁슨은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소제목들만 던져준 채 침묵 속에서 초현실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고은문화재단과 BMW 동성모터스는 앞으로 두 미술관의 시너지를 통해 이 거장의 작품을 상시적으로 여러분들과 향유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젊은 사진가들이 랄프 깁슨과 함께 사진을 이야기하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러한 활동이 문화예술 애호가들께 큰 기쁨을 드리고 한국 사진이 발전하는 초석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고은문화재단 








랄프 깁슨(Ralph Gibson)은 1939년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서 출생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히치콕의 조감독이었이던 인연으로 유년 시절에 영화를 촬영하는 세트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각종 단역에 출연하였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카메라 렌즈의 힘과 빛의 강렬함에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미 해군에서 처음 사진을 배웠고 이후 샌프란시스코 예술대학(SFAI: San Francisco Art Institute)에서 본격적으로 사진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의 어시스턴트로 사진 경력을 시작했으며,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와는 2편의 영화를 함께 찍었습니다.

랄프 깁슨은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뉴욕에 자리잡은 1966년 무렵부터 그의 사진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였고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와의 작업은 자신의 사진 스타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잉그마르 베르히만(Ingmar Bergman)의 영화 〈페르소나 Persona〉, 프랑스의 뉴웨이브 영화, 소설가 알랭 로브그리예(Alain Robbe-Grillet)를 포함한 프랑스 누보 로망 작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

책과 출판은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그가 평생 매료된 대상입니다. 1970년 첫 사진집 『몽유병자(The Somnambulist)』의 출간 이래 현재까지 그의 작품은 40권 이상의 사진집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의 왕성한 활동은 전시에 머물지 않고 지난 40년 간 20여 개국에서 강연과 워크숍을 개최하였습니다.

그는 구겐하임 재단과 미국 국립예술기금(NEA)으로부터 펠로우쉽을 수상하였고, 라이카 Medal of Excellence, 루시 평생 공로상, 실버 플럼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또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을 수훈하였으며 메릴랜드 대학교와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0년 록 가수 루 리드(Lou Reed)와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셜리(Red Shirley)〉에서 협업했는데, 그 영화는 유럽과 북미지역 14개 영화 페스티벌에서 상영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하이 뮤지엄(High Museum of Art)에서 랄프 깁슨의 회고전 《콰르텟(Quartet)》을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그의 서명이 카메라 상판에 새겨진 라이카 모노크롬 한정판이 출시되었습니다.

10대 초반부터 기타와 인연을 이어온 그는 최근 그의 사진 작업과 작곡을 영화와 라이브 퍼포먼스에 결합시켰습니다.

2014년 9월에는 고은사진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선보여 한국 문화예술계의 큰 이슈가 된 바 있습니다.

2018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 (Legion d’Honneur)을 수훈하였고, 2019년 국제 사진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Photography Hall of Fame)에 헌액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라이카 명예의 전당(Leica Hall of Fame)에 헌액되고 독일 베츨러 라이카 카메라 본사에 위치한 라이츠 파크 뮤지엄(Ernst Leitz Museum)에서 전시하는 영예도 안았습니다.

그의 사진은 전세계 180개 이상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고, 수백 회의 개인전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최근 전시로는 뉴욕 메리 분 갤러리Mary Boone Gallery와 파리 Galerie Thierry Bigaignon에서 개인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