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사진미술관 신관에서 개최되는 <하얀 미래, 핵을 생각하다>展은 현재 인간의 삶에 가장 강력한 힘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원자력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예술의 차원에서 드러내고 살펴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적나라하게 보여주던 것처럼 회복이 불가능한 원자력의 엄청난 파괴력은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이러한 파괴력이 더욱 불안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그 위험성이 은폐되어 우리의 삶 깊숙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은 출현 이후 국가의 전략적 홍보에 의해 안전하고 깨끗하며, 값이 저렴하고 유용한 에너지라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마치 구름이 피어나듯 원자력발전소의 냉각기둥에서는 계속해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흘러나온 냉각수가 섞인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아무런 위험의 징후를 인식하지 않은 채 일상을 영위하는 풍경은 때로 끔찍하기까지 하다. 매체가 일러주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과 소리나 냄새, 색깔이 없는 방사능의 수치가 표기된 그래프만으로는 우리의 의식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 원자력에 대한 선입관념을 완전히 교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처럼 망각하고 있거나 혹은 무지로 인해 지각되지 않은 정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에 가장 직접적이고 적절 매체는 사진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를 통해 원자력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근접하게 위치하고 있으며, 또 그것을 얼마나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사진으로 제시할 것이다. 이 전시에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원자력을 담아낸 독일, 한국, 일본 3개국의 작가가 참여한다.
위르겐 네프쯔거 Jürgen Nefzger(獨)는 원자력발전소를 일상이나 여가 속에서 마치 보이지 않는, 혹은 주변의 사람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존재로 등장시킨다. 그것은 주변환경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어떤 불안이나 위험은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작가는 매력적인 것과 보기를 두려워하는 것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현대의 삶’에 내포된 모순을 인식하도록 한다. 정주하 ChuHa Chung(韓)는 영광, 울진, 월성, 고리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주변 마을의 일상적 풍경을 보여준다. 작가는 평온한 화면 곳곳에 산재하는 원자력발전소의 모습을 통해 후기 자본주의가 선사해준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 이면에 가려진 위험성과 불안을 드러내고자 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의 내, 외부환경을 촬영하기 시작한 코다마 후사코 Kodama Fusako(日)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불과 20-30Km거리의 미나미소마시의 모습을 포착했다. 그곳은 마을주민들이 대피되고 출입이 통제된 구역으로 사건 직후의 긴장감과 불안을 생생히 보여준다.
세 나라 작가들 각각의 시선을 통해 원자력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으로 이끌어내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재앙 자체나 재앙의 결과가 아니라 그것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방식과 과정일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과정 속에서, 이 전시가 불확실한 우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작동시킬 진정 유용한 에너지 자원에 대한 고찰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제목입니다
ⓒ위르겐 네프쯔거, Fluffy Clouds Series, Penly, France, Pigment Print, 100x125cm, 2003
ⓒ위르겐 네프쯔거, Fluffy Clouds Series, No gent-sur-Seine, France, Pigment Print, 100x125cm, 2003
ⓒ위르겐 네프쯔거, Fluffy Clouds Series, Sellafield, England, Pigment Print, 100x125cm, 2005
ⓒ위르겐 네프쯔거, Fluffy Clouds Series, Brokdolf, Germany, Pigment Print, 100x125cm, 2005
ⓒ정주하, A pleasant day Series, 전남 영광군 홍농읍 성산리, Pigment Print, 117x147cm, 2003-2007
ⓒ정주하, A pleasant day Series,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문동리, Pigment Print, 117x147cm, 2003-2007
ⓒ정주하, A pleasant day Series,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1리, Pigment Print, 169x197cm, 2003-2007
ⓒ코다마 후사코, Fukushima Series, Fukushima 2nd Nuclear Plant, Pigment Print, 100x145, 1990
ⓒ코다마 후사코, Fukushima Series, Fukushima 2nd Nuclear Plant, Pigment Print, 35x50cm, 1990
ⓒ코다마 후사코, Fukushima Series, Minamisouma lidatemura Kawamatamura, Pigment Print, 100x145cm, 2011
위르겐 네프쯔거 Jürgen Nefzger | ||
1968년 독일 퓌르트(Fürth) 출생. 1990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1994년 국립 아를 에콜 드 사진학교(French National School of Photography in Arles)를 졸업하였다. 1990년부터 도시와 시골, 교외 등을 둘러싼 다양한 동시대의 이슈들을 비판적이고 유머러스 한 시각으로 담아낸 풍경사진을 찍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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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개인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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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및 사진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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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하 ChuHa Chung | ||
1958년 인천 출생. 1990년 독일 쾰른대학교 자유예술대학 사진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진의 본질과 역사, 그것을 통한 현실에 대한 반성과 이해를 실천하는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사진교육자로서 근래 원자력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 백제예술대학 사진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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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마 후사코 Kodama, Fusako | ||
1945년 일본 와카야마(Wakayama)현 출생. 1967년 일본 구와사와 디자인 연구소(Kuwasawa Design School)에서 사진을 전공하였다. 1970년대부터 도시와 그 주변의 인물 등 사회적인 현상과 대상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사진작업을 하고 있다. 1987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에 큰 충격을 받고 그때부터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를 소재로 작업을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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