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락원 Paradise Lost>展은 급속한 근대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개발의 논리에 의해 무분별하게 변형되거나 그 고유성이 퇴색되어 버린 이 시대 군소도시, 즉 지방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지나온 우리의 근현대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전시이다.
고향과 국토, 시골과 지방이라는 말들은 서로 묘하게 동질적이다. 지리적, 행정적 구분을 포함한나름의 사전적 정의는 모두 다르겠으나 이 말들이 주는 정서적 울림이나 사용되는 맥락은 모두 반(反)도시다. 이 말들은 지나치게 모든 기능을 독점해 버린 몇몇 거대도시의 대척점에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에서 지쳐버린 삶을 치유할 수 있는 향수 어린 도피처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농경문화의 원형이 살아있는 장소로 쓰이기도 하며, 파괴되지 않은 순수 자연의 힘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런 정서적 기대는 그곳이 결국 대도시의 파괴적인 발전 속도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대안 공간이라는 확신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실제로 시골이나 지방을 찾아가도 이런 유토피아를 마주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도시의 삶이 시골을 그리워하듯, 시골의 삶 또는 도시에 대한 열망을 부인할 수 없다. 극과 극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가 지니지 못한 부분을 그리워하는 불행한 한몸이다. 그래서 지방이란 개발이 더딘 낙후된 장소, 서울이 되지 못한 실패한 장소의 대명사가 되었다. 물론 실패는 ‘밥’의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말하자면 지방이라는 말은 생활의 불편함은 둘째 치고라도 밥벌이가 시원찮은 지역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돈이 풍족하면 자연히 사람이 모여들고 사람이 모이면 삶의 조건도 충성해진다. 경제력이 생기면 생활 터전도 더 잘 지켜내리라는 현실적 기대로부터 시골 사람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 열등감의 해법으로 우리는 늘 국토의 균형발전을 들먹여왔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모세혈관보다 더 치밀하게 길을 뚫고, 이제는 저절로 흐르는 강마저 헤집어 놓는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는 이렇게 해서 집의 모양새부터 세간, 하물며 풍속까지 모든 지역의 고유한 빛깔을 잃어버렸다. 그 거친 근대의 물결을 넘기고 나서는 지방자치제도가 들어섰다.
1990년대 지방자치제의 부활은 개발 열풍과 함께 사라져버린 지역 고유의 특색을 되살린다는 명분으로 전 국토를 찾는 이 없는 테마파크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전 국토에 매끄럽게 놓인 길을 따라 더 많은 밥벌이가 흘러 들어가지도 못한 채 지켜야 할 많은 것들이 휑하니 떠나버렸다. 그래서 이제 고향과 시골과 지방은 군소도시라는 또 다른 의미로 수렴한다. 읍이 군이 되고 군이 시가 되는 사이 이 마을과 저 마을이 모두 비슷해진 채 어디를 가도 실재하는 고향은 영원히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야말로 유사한 고향만 있는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실락원 Paradise Lost>展은 이런 이유에서 도시 밖의 오늘에 주목한다. 그 오늘의 풍경은 조금 쓸쓸하고 아리다. 그렇다고 고향 땅을 지키자고 마냥 소리를 높일 수는 없다. 어쩌면 우리 모두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탓이다. 고향의 풍경 변화가 폭풍처럼 오지 않았듯이 본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업 또한 요란하게 주제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다만 작가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사진이 현실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음을 드러낸 뿐이다.
이번 전시는 더 이상 가슴 뛰는 바다도, 마치도록 그리운 흙내도, 잔재미의 구멍가게를 만날 방법이 없는 이 시대의 망향가이다.
제목입니다
ⓒ고정남, Jindalrae#002, Lambda Print, 155x120cm, 2009
ⓒ구성수, Time Space, 동두천 폐교, C-Print, 100x72cm, 2006
ⓒ김윤호, 지루한 풍경Ⅱ, 395-800, Digital C-Print, 65x50cm, 2003
ⓒ양재광, The Newtown Boy 07, Digital Pigment Print, 100x60cm, 2009
ⓒ이민규, 전원일기 시고학교편, 서산 팔봉초교 고파도 분교, Digital Inkjet Print, 150x75cm, 2009
ⓒ최광호, 숨의 풍경Ⅱ, 통일전망대, Gelatin Silver Print, 2003
고정남 JungNam K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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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 ||
12회 | ||
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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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수 SungSoo Ko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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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 ||
11회 | ||
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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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YunHo Ki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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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7회 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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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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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JeeYoun Ki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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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7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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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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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영 SuYoung Aa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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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3회 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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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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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광 JaeKwang Yang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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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7회 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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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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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MinGyu Le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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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2회 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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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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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KwangHo Choi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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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30회 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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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그룹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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